안녕하십니까.
짜증나고 뽠톼스틱한 더위를 이겨내시느라 노고가 많습니다.
코레일 7601호. 이례적으로 GE의 기관차를 도입함.
올해 코레일에서 노후된 7천번대 기관차(EMD GT26 시리즈)의 후속모델로 도입한 7600호대 디젤전기기관차 입니다.
지난 1975년부터 제작한 GT26 시리즈는 그동안 한국철도망에서 많은 활약을 보인 바 있지만 내구연한 등의 이유로
결국 점차 폐차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이에 이 노장들의 후속으로 도입한 기관차가 바로 위 사진의 7600호대 입니다.
GE의 파워홀(PowerHaul) 시리즈 중 최근작인 PH37ACi.
정확히는 미국 GE사의 파워홀(PowerHaul) 시리즈의 신형 모델인 PH37ACi 기반으로 제작, GE에서 엔진을 공급받아
현대로템에서 면허생산하여 코레일에 도입시키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정말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왜냐면 그동안 코레일은 EMD의 모델만 고집했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GE의 모델을 도입했으니까요.
성능도 GT26에 비해 크게 나아졌습니다. 3700마력의 견인최고출력을 자랑하고 영업 최고시속은 150km/h, 차륜배열은
기존 기관차와 동일하게 Co-Co, 총 중량은 132t에 달하기에 기존의 GT26 시리즈보다 더 뛰어난 스펙을 자랑합니다.
무엇보다 주목해야할 부분은 구동방법 입니다.
먼저 기존 GT26의 구동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용산역 부근을 통과중인 7438호. 국내 철도망에서 가장 흔한 기관차였으며 우리에게도 친숙한 모델.
동시에 장폐단 운전시 기관사들의 시야확보의 어려움이라는 짜증나는 퀘스트를 늘 던져주시던 분.
그간 코레일에서 오랫동안 굴려먹었던 GT26 시리즈의 엔진은 한때 EMD의 주력이었던 645 엔진이었는데 이 엔진은 대게
엔진에서 얻은 파워를 6기의 직권전동기에 전달하여 이를 직병렬의 조합으로 변환하는 방법으로 컨트롤을 하였습니다.
특히 대략 60km/h대의 속도에서 전이운전을 할 경우, 약간의 쿵- 하는 전이충격이 있는데 이는 회로변경 때문입니다.
위의 디젤기가 견인하는 객차를 타본 분들은 아실 것입니다. 열차가 출발할때 일정속도에 다다르면 갑작스럽게 쿵- 하고
약간 쏠리는 느낌을 받아보신분 계실텐데요, 이는 60km/h 전후로 주행시 기관차 내의 전동기가 변환되기 때문입니다.
직권전동기를 사용하는 기관차이다 보니 등가분배를 직권전동기의 직-복권 변환이 아닌 직병렬 컨트롤을 사용합니다.
처음 출발시 전방전이로 불리우는 2직렬, 3병렬로 구동시키지만 위에서 설명했듯이 일정 속도에 다다르면 후방전이인
6병렬로 이루어지는데 이 상태에서 직권전동기의 내부회로가 분가되었다가 다시 재결합 상태가 됩니다. 이때 전동기는
무부하 상태로, 한시적인 백토크가 발생합니다. 그 이유는 고전류 저전압 상태이기 때문인데 접속회로로 전환할 경우
전동기 부하가 다시 상승되고 이에 맞추기 위해 엔진의 구동이 둔해지면서 속도도 느려집니다.
(물론 마스콘을 팍팍 올려도 되지만 이 병렬상태에서 회전자의 유도전압이 낮은 전동기는 전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먹기 때문에 엔진과 발전기를 손괴시킬 위험히 큽니다. 이는 거의 미친 짓거리.)
아무튼 이러한 과정에서 전이되는 충격이 가해지면서 기관차가 둔해집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일정속도를 경과하여
타행운전이 끝나면 다시 마스콘을 있는대로 이빠이 쫙쫙 올려서 그 유명한 시끄러운 엔진음을 발산합니다.
645 엔진의 가장 큰 특징은 2행정 사이클로, 슈퍼차저가 장착되어 마스콘을 단계마다 높히면 정말 환상적으로 시끄러운
엔진음을 내기로 유명했죠. 놋치를 올릴때마다 피슈우우우욱- 하는 소리는 슈퍼차저가 같이 돌아가는 사운드 입니다.
제겐 상당히 매력적인 사운드로 기억되어서 645 V16 엔진음을 여전히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 별도 설명이지만 디젤기+여객편성의 경우, 전이충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객차보다 상대적으로 무거운 발전차를
맨 반대편에 편성시키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게 해서 전이충격을 완화시키는게 아닌가..
그러나 이건 확실하지 않습니다 ㄷㄷㄷㄷ 또, 645의 후속으로 나온 엔진이 710 엔진입니다.
앞으로 국내 철도를 누비고 다닐 디젤기의 후속작, 7600호대. 코카콜라가 생각나는 컬러 ㄷㄷ
견인출력 3686마력을 자랑하는 이 기관차는 구동방식이 특이합니다. 디젤기 중에서 처음으로 VVVF가 탑재되었습니다.
(VVVF : 가변 전압 가변 주파수제어) 구동방식은 주 엔진에서 파워를 얻은 주 발전기가 돌아가 정류기로 전달되는 것
까지는 동일하나, 여기에 VVVF 인버터가 추가되었습니다. VVVF 인버터를 이용해 DC에서 3상 교류(AC)로 변환되어
대차 축의 3상 유도전동기로 전달됩니다. 그렇게 3상 유도전동기를 통해 구동력이 전달, 기관차가 움직이는 방법이죠.
특히 이전 모델에 비해 약 9%의 연료절감의 효과가 있고 발전제동의 효율이 증대하여 제동성능 또한 증가되었습니다.
EMD가 2행정 사이클을 운용했다면 이 기관차는 4행정 사이클에 터보차저, 수냉식 애프터 쿨러가 장착되었습니다.
4행정 사이클을 채용한 덕분에 고속의 회전 구동이 가능하며, 기존 EMD에 비해 소음이 상당히 작습니다.
또한 이 신형 기관차의 엔진은 기존의 노후된 GT26에 비해 무려 2t이 넘는 경량화를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기관차 자체가 디지털화 되었고 열 기관인데다 몇몇 치차를 거쳐 출력이 발산되기 때문에 손실량이 아주 없는건
아니지만 여하튼간 현재의 GT26보다 더 뛰어난건 틀림없습니다. 게다가, 운전실이 양쪽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기관사들을 괴롭히던 장폐단의 애로를 풀게 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터키로 반입된 PH37ACi.
그렇다면 이 기관차가 도입된 배경은? 간단합니다. 코레일이 요구했던 성능과 비슷하고, 국내 철도망에 아주 적합했던
모델이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진보된 기술로 표현되는 교류 시스템을 얹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 기술은 전 세계에서
최초이자 가장 진보된 기술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눈썰미가 좋으신 분들은 어디서 많이 본 기관차다..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영국의 화물철도인 프라잇라이너(Freightliner) 소속의 PH37ACmi. 클래스 70(Class 70)으로 명명됨.
맞습니다. 영국 화물철도의 주력회사인 프라잇라이너에서 2009년부터 도입한 신형 클래스 70입니다. 2007년 GE에
30대의 신형 모델을 발주하였는데 당시 사용되는 기관차와의 성능은 비슷하되 연비는 더 뛰어나야 하고 EU의 유로3에
만족해야 한다는 요구였죠. GE, 이번에도 어려움 없이 물건을 뚝딱 만들어냅니다.
클래스 66(EMD JT42CWR)보다 월등한 성능을 자랑하였는데 클래스 66에 비해 견인출력 등이 향상되었습니다.
GE는 이번에도 P616 엔진을 탑재한 기관차를 프라잇라이너에 수출하였는데 현재 차기작으로 칭송받는 모델입니다.
북미의 기관차의 엔진실에서나 볼 수 있는 긴 통로를 가졌고 운전실이 양쪽에 위치하고 있어 기관사들의 편의를
배려한 모델이기도 합니다. 직류직권에서 직류만을 뽑아내던 기존 GT26과는 달리 이 기관차는 앞서 설명했듯이
디젤기에 3상 교류전동기를 탑재한 부분이 상당히 파격적인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 말은 즉, 기존 특대형 디젤기에서만 볼 수 있던 전이충격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간 특대형 기관차들은 주행 초기시, 각 견인전동기마다 최대 견인력을 내야 하는데 이는 기동되는 견인력 수치로
최대정지마찰력을 감수해야 하고 견인기 뒤로 연결된 열차들을 이끌기 위한 많은 인장력을 요구했습니다.
즉, 높은 토크를 발휘하려면 전동기의 부하전류를 늘리면 되고 위에서 설명했듯이 처음 주행시 전방전이 운행을,
그리고 가속이 신나게 붙어 일정한 속도영역에 다다르고 슬슬 속도를 높여야 할 타이밍이 오면 전동기의 회전수를 늘려
고회전을 해야하고 전류의 세기는 약화, 전압의 세기는 증가시켜 후방전이 운행을 실시하여 고속주행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7600호대의 경우, 전이운행이 필요가 없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VVVF의 3상 유도전동기가 교류를 채택하고
있고 이 유도전동기의 전압 및 주파수를 아무때나 자유로이 변경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끝맺으며..
국내 철도노선이 복선전철화가 되어가는 시점에서 DL의 필요성은? 엄청납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비전철화 구간도
많고 또 군용지선과 그리고 전시상황에 전력공급이 중단되면 EL은 그냥 발이 묶입니다. 그래서 여전히 DL은 필요하죠.
다만, EL이 더 유리한 국내 철도망의 현안을 보았을 때 코레일은 분명히 DL 도입의 편성을 잘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Ep 1.
두서없이 쓴 글이라 문맥이 이상할수도 있습니다. 이 글 하나 쓰는데 약간 오래걸리네요.
Ep 2.
휴가이신 분들은 휴가 잘 보내시고 직장에서 고생하시는 모든 분들, 건강 조심하시길.
Written By ⓒ유니언퍼시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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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4)
그 쿵이 그 쿵이었군요..
DL은 디젤전기기관차의 약자겠지요?
역시 기관차라면 DL이 제격. 그중에서도 화물열차 중련 운전하는 걸 보면 멋져보임.
잘 읽었습니다.
Diesel Locomotive 의 약자 아닐까요.
예, Diesel Locomotive 맞습니다. 중련운전의 묘미는 뭐니뭐니 해도 총괄제어 운전이죠.
이런 아름다운글 너무좋아
이런글은 존나 추천
어우 용봅행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ㄷㄷ 더위 잘 이겨내고 계시져? ㄷㄷㄷㄷ 짜증나게 덥네요
+ 어우 배고파.. ㄷㄷㄷ
전이충격 설명하신 부분은 [전동기 1개를 Y-△ 기동하듯] 전동기 여러개를 돌리는 방식처럼 보입니다.
비슷한 개념일까요?
네, 전이라는게 부하의 전류 증대를 위해 일정한 속도에서 디젤기의 주 발전기-전동기 간의 회로를 직-병렬에서 병렬로 변환하여 부하전압량을 통해서 고속을 내게끔 하는건데 전동기 권선이 변환되는 순간에 마찰되는걸 말합니다. 국내의 디젤기는 모두 전이현상이 있습니다.
물론 이 현상이 없는 모델도 있습니다. 7000번대로 알려진 FT36HCW-2는 전이현상이 없습니다. 6병렬이 고정하게 되어 있고 또 특대형에 비해 가벼운데 이는 오직 여객열차만을 견인키 위해 제작되었죠. 그간 잔고장이 지랄맞았는데 어느샌가 안보인다 싶더니 퇴역을 준비한다는군요.
잘봤습니다,,,
좋은글 많이 부탁해요,,
어우, 아직 부족합니다.
부족한글을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선추천 후감상
엇,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참, 내용 중 오타가 있네요. 마스콘이 아니라 가감간 입니다.
마스콘은 주로 전기기관차에 채택하는 방식인데 쉽게 설명하자면 마스콘은 전진과 정지가 가능한 멀티격의 가속레버로, 전동차를 비롯한 전기차들은 이 마스콘 방식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가감간은 주로 디젤기에 많이 사용되는데 가감레버와 제동레버가 따로따로 배치된 방식을 말합니다. 수정을 해야 하는데 지금 폰봅이라 수정이 안되는것 같더군요. 암튼.. 나중에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이만 휴가를 즐기러..
Gt26 엔진음이 꼭 군대에서 들은 k1전차 엔진음과 비슷했었는데